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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럼

코지마 히데오, '데스 스트랜딩의 수익은 성공적' 새로운 인터뷰 공개

해외 사이트 Livedoor News는 전 메탈 기어 시리즈의 개발자이자, 최근 독립 스튜디오 코지마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데스 스트랜딩을 출시한 코지마 히데오의 새로운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데스 스트랜딩은 개발 비용 회수를 포함하여 성공이라 부를 정도로 충분히 팔렸으며, 차기작을 대비한 예산도 확보했다고 언급, 또 차기작을 위한 기획도 진행중이지만 최근 큰 프로젝트가 무산됐다고 하며, 최근 돌고 있는 메탈 기어 솔리드 및 PT에 대한 저작권을 획득하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하네요. 자세한 전체 인터뷰는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데스 스트랜딩은 PS4에서 이용 가능하며 2020년 7월 14일 PC(스팀, 에픽 게임즈 스토어)로 출시됩니다. 



일본에 진짜 크리에이터는 있는가?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작가성(作家性)' 고집하는 까닭은.



엔터테인먼트에서 오리지널리티(독창성), 즉 '작가성'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면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른바 "원작물"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비즈니스상의 리스크가 있을 것이다. 인기가 있는 원작이나, 오랫동안 친숙한 시리즈의 속편이라면 매출을 알기 쉽고, 반대로 오리지날 작품은 한 번 실패하면 만회가 어렵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은 끝나요."


이렇게 경종을 울리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 크리에이터인 코지마 히데오다. 코지마라고 하면, 전세계 누계 판매수 5500만개를 넘는 게임 소프트 "메탈 기어"시리즈의 창시자. 2001년에는 뉴스위크지의 미래를 여는 10인에 유일한 일본인으로 선출됐다. 감독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으며 작가성에 강한 집착을 가진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코지마는 2015년 말에 스스로 설립한 코지마 프로덕션으로 게임 제작을 계속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축을 버리고 2019년 11월에 첫 번째 독립 작품 "DEATH STRANDING (데스 스트랜딩)을 발표하자 전 세계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이번에는 코지마에게 "작가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터뷰이며, 모든 크리에이터가 필독해야 하는 물건 만들기 이론을 충분히 전달하고 싶다.


촬영/니시다 슈헤이, 취재/오카모토 다이스케, 인터뷰는 3월 하순,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행해진 것입니다.



애당초 메이저 작품을 만들려고 생각한 적이 없다



- 오늘은 코지마 감독에게 "작가성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성'이요? 음, 하지만 크리에이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작가성'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매일 생활하고 있는 가운데 받은 자극이 형태를 바꾸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항상 느끼고 있는 것이나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스며 나오는 것입니다. 


- 그렇다고는 해도 세상에 넘치는 영상 작품이나 게임 작품 가운데, 만드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는 "작가성"을 느끼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작업이냐 집단 작업이냐의 차이는 큽니다. 예를 들어 유화처럼 혼자서 그리는 것이라면 100%의 순도로 "작가성"은 나오겠지만,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집단 제작의 경우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 분명히 수십 명, 수백 명으로 같은 '작가성'을 공유하기는 어렵죠. 제작 과정에서 본래 가지고 있던 성질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예로부터 변함없이 있는 문제네요. 게다가 그 정도 규모의 작품이 되면, 비즈니스로도 커집니다. 즉 작품이 가지는 세계관이나 캐릭터, 스토리도, 전 세계에 통용돼야 하고, 폭이 넓은 것이 아니면 애초에 제작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 강한 작가성을 남겨 둔 채 메이저한 작품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꽤 어렵다라는 말씀이시네요. 그럼 코지마 감독은 어떻게 클리어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요, 저는 원래 메이저한 것을 만들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메탈 기어"시리즈(※편주 1)도 당시에는 팔릴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구요. 친구인 기예르모 델 토로(※편주 2)나 니콜라스 윈딩 레픈(※편주 3)도 그래요. 모두 원래는 틈새를 지향하고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은 인디에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핵심 작품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과정에서 팔로워가 늘어나 어느 시점부터 폭팔하게 됐죠.


※편주 1: "메탈 기어" 시리즈는 1987년에 코나미에서 발매된 MSX2용 소프트. 코지마 감독의 데뷔작. 적과의 싸움을 피하면서 나아가는 "스텔스 액션"이라고 하는 새로운 장르를 확립해 당시의 액션 게임의 개념을 뒤집었다. 2008년, "스텔스 요소를 완전하게 도입한 최초의 비디오 게임"으로서 기네스 세계기록 "GAMER'S EDITION 2008"에 인정되었다.


※편주 2: 길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 출신의 영화감독, 각본가, 소설가. 팬즈 라비린스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주요작품으로 2013년 퍼시픽 림 등. 2017년에 "셰이프 오브 워터"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 "데스 스트랜딩"에서는 데드맨이라는 역으로 출연했다.


※편주 3: 니콜라스 윈딩 레픈은 덴마크 출신의 영화감독, 각본가, 영화 프로듀서. 1996년 각본·감독을 맡은 '푸셔'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다. 2011년, 할리우드에서 첫 감독이 된 영화 "드라이브"가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 감독상을 수상. "데스스트랜딩"에서는 하트먼 역으로 출연했다.


- 메이저 타이틀은 만들기 어렵습니까?


물론 그런 방향을 만드는 것도 있지만, 저 같은 유형은 힘들어요. 세상에 있는 영화감독이나 게임 제작자들 중에는 작가성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원작 물이나 벌써 세계관이 완성돼 있는 시리즈물 등은 여러가지 방면에 신경을 써 버려서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모르게 되죠. 자기가 낳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 코지마 감독이라면 과거에 그런 장르의 제안도 있었나요?


게임보다 영화 안건이 많지만, 많이 와요. 그중에는 저를 키워 준 것 같은 위대한 작품도 있고, "내가 이것을 해도 될까?"라는 기분도 들죠. 그러한 작품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부모를 죽이고, 자신의 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리스펙트가 강한 만큼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스타 워즈"등에서 그것을 하고 있는 J·J·에이브럼스(※편주 4)등은 정말로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편주 4: J. J. 에이브럼스는 미국의 프로듀서, 크리에이터. 다양한 영화, 드라마 작품으로 각본, 작곡, 감독, 제작총지휘 등으로 참여. 영화감독작으로 원작물이나 시리즈물을 많이 다루고 있다. 주된 작품으로 2006년 "미션 임파서블 III", 2009년 "스타 트랙", 2015년 "스타 워즈 포스의 각성"등.


- 원작을 파괴하지 않고 만드는 방식은 없나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드는 방법이라면 누가 만들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제가 아니라도 좋다는 뜻이 되겠죠? 게다가 저도 56세니까 앞으로 얼마나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오리지널에 주력하고 싶은 거에요. 그러한 이유로 제안를 울면서 거절한 적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 그 오리지널을 고집하는 자세가 젊은 나이에 자신의 브랜드를 확립한 하나의 요인처럼 느껴집니다.


저한테는 그게 당연한 감각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어렸을 때 '가정용 비디오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게임을 만들게 되었을 때는 본보기로 삼을 샘플이 거의 없었죠. 처음부터 마음대로 할 수 있었고, 게다가 이게 게임이야!라고 하면 그걸로 된 거였어요. 독창성이나 참신함 따윈 의식하지 않고, 만든 것은 모두 새로운 것이 되었습니다.


- 거기가 다른 미디어와 결정적으로 다른 곳이군요.


그렇겠지요. 영화도 책도 제가 철들 때쯤이면 포맷이 이미 정해져 있었거든요. 영화라면 대개 2시간 정도 되는 영상으로 그 안에 기승전결 같은 구성이 있고, 가능하면 최초 15분에 큰 폭파가 있는 편이 좋다, 라든지(웃음).


지금은 게임에도 포맷이 있습니다. RPG라면 전체 플레이 시간은 이 정도라든가, 졸병 적과의 배틀이 계속되고 있으니까 슬슬 보스적이 나오네 라든가. 그러한 문화로 자라난 젊은 플레이어나 크리에이터는 아무래도 그것을 의식해버릴 것입니다.


저는 원래 아무 생각 없이 만들어 온 구시대의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아직도 포맷이나 관습을 거의 생각하지 않고 만들 수 있어요. 그 점은 저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서 하기로 마음 먹었던 신입 시절



- 코지마 감독이 코나미에 입사한 것은 1986년. 패밀리 컴퓨터(이하 패미컴)가 나온 지 아직 3년밖에 안 된 시기죠?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사실은 영화를 찍고 싶었습니다만, 일본에서 스무 살정도의 젊은이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아니잖아요. 도저히 방법이 없어 꿈이 깨져있던 시기에 패미컴을 만나 깜짝 놀란 게 계기죠.


- 어떤 곳에 충격을 받았나요?


가장 눈길을 빼앗긴 것은 액션이네요. 예를 들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기본적인 액션은 '대시'와 '점프'뿐인데 엄청난 모험감이 든다든지, 버튼을 누르면 점프를 한다는 인터랙티브성이 심플한 2D 액션에 뭐라 말할 수 없는 깊이를 주고 있어서 '이건 발명이야!'라고 느꼈죠. 그래서 그 기세로 게임 업계에 뛰어든 거예요.


- 코나미 입사 후에는 MSX 개발 부서에 배속되었죠.


그렇네요. 액션의 가능성에 이끌려 뛰어든 업계인데, "패미컴"보다 액션의 처리 능력이 약한 MSX에 배속되었죠(웃음). 하고 싶었던 것을 전혀 할 수 없어서 상당히 곤란하더군요.


- 하지만 코지마 감독의 데뷔작 메탈기어는 그런 하드웨어의 약점을 역이용한 스텔스 액션이었습니다. 입사 2년 만에 갑자기 두각을 나타냈군요.


아니, 엄청 힘들었어요. 저 같은 프로그래머도 디자이너도 아닌 신입이 하는 말 따위는 우선 아무도 들어주지 않으니까요. 애초에 당시의 코나미에는 게임을 기획하는 플래너라는 전문직이 없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게임을 만들었냐면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사운드 담당자와 "다음에 뭘 만들래?"라는 말과 함께 소재를 찾으러 영화관이나 도서관에 갔어요. 캐릭터를 내더라도 "바다 스테이지니까 낙지를 풀까? 아니, 오징어는 어때?" 라던지 그런 수준의 상호작용이 다였죠(웃음).


- 팀에서 의논하면서 만들고 있었군요.


타이틀을 대여섯 명이 만들던 시절이니까요. 게다가 코나미는 원래 아케이드 게임 회사라서 세계관이나 스토리를 만드는 문화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자주 "스토리 따윈 없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화려하고 상쾌한 액션이 있으면 스토리는 아무래도 좋아라고 생각한 거죠.


같은 아케이드 출신의 세가도 아마 그런 느낌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PC용 게임을 만들던 회사, 예를 들어 스퀘어(현재 스퀘어 에닉스)등은 어드벤처나 RPG가 메인 작품였으므로, 거기는 또 다른 문화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 어쨌든 지금의 제작 환경과는 상당히 달랐던 것 같군요.


그러니까 저 같은 신입이 불쑥 들어가서 "이런 게임을 만듭시다!"라고 말해봤자 그건 통하지 않는 거죠. 당시에는 많이 마음이 접힐 뻔했네요.


- 신참 현장감독과 베테랑 장인과 같은 관계군요.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메탈 기어' 같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요?


갖은 수를 다 써서 선배나 상사를 설득했어요. 밥도 사주고 여자애도 소개시켜주고(쓴웃음). 디렉터라고 해도 실제로는 아무 권한이 없는 신입이기 때문에 만들어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지만 역시 힘들어서,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혼자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스내쳐"(※편주 5)나 "폴리스 너츠"(※편주 6)를 만들었습니다.


그 시기는 시나리오는 물론 콘티도, 간단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액션이나 사운드의 타이밍을 정하고, 플래그 관리도 거의 다 혼자 했었죠. 왜냐하면 사용설명서까지 직접 쓰고 있었으니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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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주 5: "스내처"는, 1988년에 코나미에서 발매된 PC게임. 2042년의 가까운 미래, 가공의 도시 네오·코베·시티를 무대로 한 사이버 펑크 어드벤처. 영화적인 연출도 도입돼 있는 등, 영화광인 코지마의 취향이 잘 나와 있는 작품. 후에 다수의 하드웨어에 이식.


※편주 6: 폴리스 너츠는 1994년 코나미에서 발매된 PC게임. "스내처"의 영화적 연출을 발전시킨 SF 어드벤쳐 게임으로, 시리어스하고 하드한 스토리와 그에 반해 곳곳에 흩어진 코메디 재료의 여러 가지 등은 이후의 코지마 감독 작품과 통하는 요소가 가득 차 있다. 후에 다수의 하드웨어에 이식.


- 굉장하네요. 혼자서 하셨던 거군요.


억지로라도 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 시대는 폴리곤 전성기가 돼, "이제 3D액션을 만들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마침 그때 코나미의 자회사에서 부서를 맡았어요. 사람과 돈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간신히 여러가지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성을 내려면 스스로 예산을 관리하는 게 중요



- 그 후, 세계적인 히트작 "메탈 기어 솔리드(이하, MGS)"(편주 7)가 태어난 것이군요.


처음에 했던 '작가성' 이야기로 돌아가면, 크리에이터란 거기까지의 권한을 갖고 있어야 '작가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시나리오도 사양도 결국 주위에 의해 변경되고 말았어요.


※편주 7: "메탈 기어 솔리드"는, 1998년에 코나미에서 발매된 스텔스·액션 게임. "메탈 기어"시리즈로서는 세 번째에 해당하며, 하드 성능의 향상에 의해 게임성은 크게 진화. 일본에서 78만장, 전 세계에서 6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등 전 세계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넘버링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생 작품이 탄생하고 있다.


-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죠. 사전에 캐스트가 정해져 있거나, 제3자의 사정으로 엔딩을 바꾸는 경우는 당연해요. 그렇기 때문에 프로듀싱부터 스스로 하고 싶은 거죠. 델 토로나 레픈도 그래요. 요점은 스스로 예산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기획을 생각하고, 예산과 스케줄을 세워 스탭 관계자를 모아 세계관, 스토리, 게임 디자인을 하고, 타이틀이나 메인 비주얼을 정해 설계 명세서나 각본을 쓰면서, 현장에서 지시, 연출, 조정, 티저나 PV의 편집을 하고, 카피나 프로모션을 내는 방법도 한다. 물론 홍보도 한다. 그게 내 게임이다" - 코지마 히데오


- 일본 게임 업계에서 그것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는 얼마나 있을까요?


거의 없지 않나요? 크리에이터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샐러리맨이니까요. 그러한 환경에서는 진정한 "작가성"따윈 태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젊은 시절은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로서 일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은 30대까지"라고 말해지고 있었습니다. 근데 저 좀 보세요. 안 그렇죠?


왜 그런 말을 들었냐면 현장에 서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큰 게임 회사에 들어가면 나이와 함께 점점 직급이 올라 매니저가 돼 버리죠. 그렇게 한 번이라도 현장을 떠나 버리면 최전방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 과거에 히트 작품을 일궈낸 크리에이터가 임원이 된 뒤 독립한 경우는 종종 있는데, 아닌가 봐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거의 성공 사례는 없지 않습니까? 독립한다는 것은 기자재도 도구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규모의 게임을 만드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사람, 돈이 필요하지만, 그것들을 처음부터 모으는 것은 힘듭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서 있지 않으면 충분한 체제를 갖출 수 없고, 결국 결과는 실패. 요즘 성공 사례가 없으니 이런 인터뷰에서도 옛날 성공담만 나오는 거죠(웃음).


- 과연. (웃음)


저도 2015년 말에 독립했을 때는 주변에서 '성공할 리가 없다'라고 크게 반대했습니다. 가족들한테도 "나잇살이나 먹고 작작 좀 해라!" 라며 혼났으니까요 (웃음)


- 그래도 코지마 감독에겐 승산이 있었군요.


물론 승산이 없으면 독립하지 않았겠지요. 저는 계속 현장의 최전선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었고, 사람이나 개발 자본 모으기로 고생도 많이 했으니까요. 거기는 전혀 괜찮은 줄 알았어요.


좋은 프로듀서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 코지마 프로덕션을 설립해 "데스 스트랜딩"을 히트시킨 것은, 독립을 목표로 하는 젊은 크리에이터에게 있어서 큰 희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음. 어떤가요?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한데요. 단지, "게임을 만든다면 대기업의 게임 회사에 취직해야 한다"라고 하는 고정 개념이 있는 가운데, 중년으로서 "길은 그것 뿐만이 아니다"라는 다른 가치관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 어떻게 느낄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무엇인가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코지마 감독과 같은 유형의 크리에이터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은 큰 게임 회사에 소속되지 않는 편이 좋을까요?


그건 일률적으로는 말할 수 없네요. 작가성을 지우고서라도 마케팅 주도의 메이저 작품에 관련되고, 지명도를 올리고 나서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길일 것입니다. 메이저와 인디를 넘나드는 델 토로 같은 방식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무료 개발 소프트도 많이 있고, 소규모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개인, 혹은 소규모로 만들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인디 게임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회이며, 중요한 것은 그 후 겠지요.


- 그것은 "비즈니스로서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라는 것입니까?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저와 인디는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변변치 않은 프로듀서와 대리점이 세상에는 우글우글 있어요. 차라리 좋은 프로듀서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어요. 그러한 사람들이 어디선가 다가와서는 "자네는 재능이 있으니까 이것을 만들어라"라고 해서 어쩔 수 없는 기획을 건네 오거든요.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붙잡혀 버리면, "작가성"은 발휘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이상적인 방법은 자신이 직접 동료를 모으고 기업에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게 좋아요. 곧 AI와 같은 테크놀로지가 사람과 사람을 직접 연결해 주게 되고, 홍보도 지금은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되면 더욱 더 하기 쉬운 환경이 될 것입니다.


- AI가 대두하면, 원래 대리점 자체가 필요 없게 된다는 말인가요?


크리에이터 자신이 예산이나 사람, 작품의 내용에 대해 재량권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입니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작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중요합니다.


- 코지마 감독의 경우, 거기까지 결정권을 가진 것은 언제입니까?


개발 5부를 맡은 이듬해, KCE 재팬(코나미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재팬)으로 독립한 타이밍입니다. 고용과 인사는 물론, 전기세나 월세 등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했습니다.


- 코나미의 자회사이기는 하지만, 경영으로서는 독립 체제였던 것이군요.


독립 당시엔 마침 MGS를 개발 중이어서 출시까지 2년 정도 더 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영적으로는 한시라도 빨리 흑자화가 필요했죠. "폴리스 너츠"의 시스템을 사용해 "두근두근 메모리얼 드라마 시리즈"(※편주 8)을 만들거나 "beatmania(비트매니아)"(※편주 9)를 콘솔용으로 발매한 것은 그 때문이지요. 


- 'MGS' 개발 뒤에서 그런 일이 있었군요.


모든 게 'MGS'를 내놓기 위해서죠. 회사를 적자로 만들 수는 없었어요.


※편주 8:"두근두근 메모리얼 드라마 시리즈"는, 1997년부터 코나미로부터 발매된 3부작의 어드벤처 게임. 코나미의 간판 작품 중 하나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 메모리얼의 외전 작품.


※편주 9: "beatmania(비트매니아)"는, 1997년부터 아케이드 가동을 개시한 코나미의 음악 게임. 현재까지 계속되는 "비트매니아"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이른바 리듬 게임의 주인공적 존재. 1998년에 플레이스테이션판이 발매되었다.



독립해도 게임 만들기의 자세는 변하지 않는다



- 2015년 12월 코나미를 퇴사하자마자 코지마 프로덕션을 설립하셨는데 이전과 제작에 대한 자세가 바뀌었습니까?


전혀 변함이 없네요. 만약 변한다면 게임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코나미 시대는 실패해도 나만 책임지면 됐지만 지금은 실패하면 스튜디오 해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게임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딱히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 현재, AAA급(※편주 10)의 타이틀이라면 수백명을 넘는 체제에서의 개발이 주류입니다만, "데스 스트랜딩" 비주얼의 풍부함에 비해 개발진은 100명 미만으로 매우 컴팩트한 것에 놀랐습니다.


오픈월드인데 사람은 거의 안나오죠? 거기에 개발비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죠. 적(게이저)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그래요. 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호화롭게 보이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기획 단계부터 모두 계산하여 100명 미만의 스탭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만일 사람을 모으고 싶어도 좀처럼 모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편주 10: AAA(트리플 에이). 엄밀한 정의는 없지만, "게임 회사가 대규모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제작한 히트를 약속받은 작품"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은 최신 기술을 사용하여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인재가 한정돼 있다는 것입니까?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도 그렇지만, 특히 CG 계열 크리에이터는 CG 스튜디오가 자체로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좀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래도 그런 스튜디오와 협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사실은 코지마 프로덕션을 더 작게 만들고 싶어요. 그 편이 경영에 대한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처럼 작품마다 직원을 모으는 시스셈이 더 좋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실제로는 저런식으로 개발하면 자금 조달이 어렵습니다. 여러 회사에 기획을 들고가도, 결국 "...그래서, 어디에서 만드는거야?"라고 말해버리죠. 제가 요구하는 기술을 높은 수준으로 잘 다룰 수 있는 스튜디오는 한정돼 있고, 그러한 곳은 이미 수년 후까지 개발 예약이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배를 채우지 않으면 않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체적으로 스튜디오를 조직하기로 했죠.



새로운 것은 이해되지 않으니까 "따라와" 라고 밖에 말할수 없다



- 데스 스트랜딩의 게임성은 꽤 특이하죠. 많은 개발진들을 이끌면서 어떻게 완성 이미지를 공유해 나갔나요?


데스 스트랜딩에 한해서, 제 작품을 아무리 설명해도 대체로 다 모르겠다고 말해요. "이것은 배달을 하는 게임이다"라고 전해도 "그런 것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라고 말하죠(웃음).


이미 세상에 있는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미지를 공유할 수 없었어요. 물론 저도 여러가지 설명은 다하고 있습니다만, 최종적으로는 "그냥 따라와"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죠.


- 개발 스탭진들은, 게임 최종형을 이미지 하지 못한 채 개발을 진행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요?


처음에는 의심하면서 개발하게 되죠. 게임의 전체 상이 보여지는 것은 출시 2개월 전쯤이 돼야 자신들의 작업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요.


그것은 "메탈 기어"나 "P.T."(※편주 11)에서도 그랬습니다. "우리들의 태양"(※편주 12)은 "게임은 밖에서 하는 것이 아니잖아?"라고 악담을 들었으니깐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함께 만들어 온 사람들, 예를 들면 신짱(신카와 요지) (※편주 13)은 "잘 모르겠지만, 따라갈께"라고 말해 줍니다. (웃음)


※편주 11: "P.T. (피티)"는 2014년에 코나미에서 전달된 호러 게임. "사일런트 힐"시리즈의 신작으로 개발 예정이었던 "Silent Hills"의 티저 광고로,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무료 전달되었지만, 제작 중지로 인해 전달도 종료되었다.


※편주 12:"우리들의 태양"은, 2003년에 코나미에서 발매된 "GBA(게임보이 어드밴스)"용 액션 RPG 게임. 카트리지에 태양광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는 것이 특징으로, "GBA"를 가지고 나와, 태양광을 직접 쬐면서 플레이한다. 그 빛의 양으로 게임 내용이 변화한다는 이색작.


※편주 13: 신카와 요지는, 코지마 프로덕션 소속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 디렉터. 오랜 세월에 걸쳐서 코지마 감독 작품에 참가. 최신작 "데스 스트랜딩"에서도 캐릭터 디자인이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다.


- 신카와 씨는 아트 디렉터로서 게임의 근간(根幹)에 관련된 존재입니다만, 그래도 개발은 할 수 있는 것이군요.


그게 신기하게 되더라고요. 궁극적으로는 정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라고 하는 신뢰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스 스트랜딩'의 플레이어 층은 '동물의 숲'과 비슷하다



- 스토리는 다르니다만, 코지마 감독 작품의 특징은 현실에 준거한 "사회 예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네요. 너무 빨라도, 늦어도 안 돼고. 좀처럼 잘 될 일이 안 되는데요. 데스 스트랜딩은 사람들이 분단된 세계를 무대로 연결을 주제로 합니다. 이상하게도 지금 세계는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연결이 분단된 상태이죠. 게임이 현실로 일어나버렸네요. 게다가 주인공 샘은 접촉 공포증이 있어 사람과 악수나 포옹을 할 수 없어요. 지금은 모두가 집에 갇혀 데스 스트랜딩과 비슷한 상황이 됐다고 느낍니다. SF가 SF가 아니게 돼 버려서, 정말 싫어요.


- 코지마 감독은 과거의 작품에서도, SNS의 발전이나 거기에 따른 문제점 등, 지금의 상황에 통하는 사회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SNS에 대해서는 "MGS 2"(※편주 14)로 그리고 있었네요.또, "MGS4"에서는 무인 무기와 PMC(Private Military Company.민간 군사 회사)를 다루었지만, 그것도 세계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편주 14: "메탈 기어 솔리드 2 샌즈·오브·리버티"는, 2001년에 코나미에서 발매 된 "메탈 기어"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전세계에서 700만장을 판매하는 등, 시리즈 최고 기록을 달성. 밈(MEME. 문화적 유전자)을 주제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없는 SNS 여명기부터 뉴스피드의 알고리즘이 가져다주는 결말을 예견. 세계의 디지털화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묘사를 볼 수 있다.


- 간단한 의문입니다만, 그러한 미래 예측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여러분들도 내일이나 모레의 일이라면 대체로 알 수 있겠죠? 결국 미래는 계속 쌓이고 쌓이는 겁니다.


20년 후, 30년 후가 되면 예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만, 몇 년 후의 시대의 공기나 테크놀로지의 발달 등은, 지금의 연장선상에서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이런 사회가 될 것이다.' 라든가 '그렇다면 이런 문제나 스트레스가 생길 것이다.' 이렇게 말이죠. "데스 스트랜딩"의 테마인 "연결"도, 그러한 예측으로부터 태어났다고 봐도 무방해요.


온라인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연결돼 있는 현대에는 모두가 게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서로 죽이거나 협력 플레이라는 이름 아래 큰 적과 싸우고 있는 것뿐이지요. 이것이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이 있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좀 더 다른 형태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필드상에 설치한 오브젝트를 넷에서 공유해, 다른 플레이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 간접적인 느슨한 "연결"을 시스템에 짜넣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 사람과 연결되는 부정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좋아요" 버튼만 남긴 것도 재미있는 시도였습니다. 게다가 "좋아요"는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 시스템이었죠.


이것도 개발진들은 회의적이었어요. 특히 팁 문화가 뿌리 깊은 해외 스탭들은 "좋아요"가 자신의 보상으로 환원되지 않는 게 이상하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처음엔 그랬던 그들도 게임이 완성되자 기꺼이 좋아요를 누르고 있더군요.


- 그 외에 발매 후 반향으로 인해 놀란 적이 있습니까?


제가 가장 놀랐던 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지 않고 도로만 만들고 있는 플레이어가 굉장히 많다는 거에요. 플레이의 선택 사항을 넓히기 위해서 여러가지 요소를 넣은 것은 사실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자각은 있습니다만(웃음). 그렇다 치더라도 예상 밖이었죠.


최근 깨달았습니다만, 그러한 사람들은 얼마전 발매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편주 15)의 유저층과 매우 닮은 것 같거든요. 저는 플레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SNS에서 동숲으로로 브릿지즈의 모자를 만들었습니다"와 같은 글을 자주 볼 수 있었어요.


※편주 15:'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3월 20일에 닌텐도에서 발매된 Nintendo Switch용 커뮤니케이션 게임. "동물의 숲"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무대를 지금까지의 "마을"에서 "무인도"로 옮겨, 동물들과 섬에서 생활을 스타트시킨다. DIY 요소 등의 추가를 통해 보다 자유도가 높은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 게임성은 다르지만, 확실히 어딘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 외에도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드는 등, 그러한 팬아트 활동을 하는 유저가 매우 많은 것이 데스 스트랜딩의 특징이거든요. 제가 만든 게임 중에 가장 깊은 팬이 생긴 작품일 수도 있어요


- 세일즈 면에서는 어떻습니까?


"여기까지 가면 흑자"라고 하는 라인은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비 회수도 포함해 "성공"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좋은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PC 버전도 출시할 것이고, 다음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만큼의 이익은 확보돼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 다음을 향한 준비란?


아직 기획 단계이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지만, 물밑에서는 여러 가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단지 최근 큰 기획이 무산되버려서 조금 화가 나 있습니다(웃음). 뭐 이 업계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 얼마 전 MGS나 P.T.의 판권을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어떤가요?


아, 그건 완전히 헛소문이에요. 적어도 저는 전혀 들어보지 못해서(웃음).



비즈니스 우선의 물건 만들기를 계속하면 일본은 끝난다



- 시시각각 변화하는 게임 업계입니다만, 코지마 감독의 미래 예측은 어떻습니까?


개인적으로는 AAA같은 대작은 줄어들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team과 같은 다운로드 스타일이 주류가 돼가므로 계속적으로 신규 업데이트를 실시하는 제작 방식이 딱 맞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현재의 AAA나 할리우드의 대작 영화는 기획에서 출시까지 3년에서 5년은 걸리기 때문에 다소 시대에 걸맞지 않은 작품이 돼버리거든요. 예산도 걸리고, 그동안은 일절 다른 것을 내놓을 수 없게 되죠. 이것은 상당히 오래된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외 드라마 등은 한 시즌을 몇 달 만에 만들어서 시청자의 리액션을 반영하면서 만들고 있지요. 비인기 캐릭터는 도중에 불합리하게 죽기도 하고, 어디까지 시청자에게 맞출지는 작품에 따라 다릅니다만, 어쨌든 게임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소셜 게임 등은 기본적으로 그런 스타일이죠. 인기에 따라 점점 데이터가 추가돼 가는 것과 같은?


소비자도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구석구석 플레이하는데 50시간, 100시간이나 걸리는 게임을 한꺼번에 출시할 필요성이 정말 있을까요? 5시간씩 작게 분할해서 발매하면서 동시에 제작을 진행해야 초기 개발비도 적게 들고 시대성도 금방 짐작할 수 있어요.


- 그런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죠. 원래 'P.T.'도 그런 플랜을 생각하고 있었고요. 실은 이미 기획도 가지고 있습니다만, 언제 하는 것이 베스트일지는 좀 생각 중입니다. 그래도 언젠가 하고싶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지마 감독이 다루는 이상, 비즈니스 우선의 제작과는 다른 방향성이 되겠죠?


물론 그렇지요. 경영자로서 직원을 위해 돈을 벌 책임은 있지만, 딱히 사치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거든요. 돈을 벌고 싶다면 진작에 더 쉽고 기분 좋은 게임을 만들었을 거예요. 얼른 현역을 퇴직하고 호화로운 저택을 3개 정도 짓고 지금쯤은 우아하게 정원에서 낚시라도 하고 있겠지요. 근데 저는 그런 삶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에요.


- 게임이든 영화가든 일본에서 좀처럼 '작가성'이 있는 크리에이터가 자라지 않는 것은 그 근처에도 원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본래 좋은 게임과 영화를 계속 만들면 자연스럽게 좋은 크리에이터도 자라날 것입니다. 일본에 좀처럼 봉준호 감독(※편주 17)과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편주 17: 봉준호는 대한민국의 영화감독, 각본가이다.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09년 마더로 착실히 경력을 쌓아 왔으며, 2013년 설국 열차로 할리우드에 진출. 최신작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 외국어 영화로 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가 생애 최대 동기 부여



- 코지마 감독은 평소 수많은 영화와 책, 만화, 미술 등 게임 이외의 창작 장르를 접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크리에이터에게는 인풋이 필요할까요?


입력된 것이 작품에 반영돼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저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영화나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른이 된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 그것들은 어떤 때 아이디어로 아웃풋이 되는 건가요?


머릿속에서는 매일 여러 가지 테마나 아이디어가 항상 소용돌이치고 있는 상태로, 날마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습니다. 막상 게임으로 만들게 되었을 때는 5년 후의 사회에 주된 주제는 무엇일지부터 시작해 자신의 흥미도와 경험치, 테크놀로지적인 요소를 고려하면서 가장 실현성과 성공률이 높은 형태로 만들어가는 느낌이에요.


- 다양한 영화나 책에서 얻은 정보와 주제가 항상 머릿속에 있군요.


그리고 전문 게임 크리에이터가 되고 나서는 인풋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제작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특히 저는 경영자이기도 해서 사원에게 상담할 수 없는 일도 많아요. 굉장히 강한 스트레스나 고독감을 느낄 때가 있죠. 가족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아해서 하는 일이잖아"로 끝이므로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었어요(쓴웃음).


그럴 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 어딘가 안심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알프레드) 히치콕 영화의 메이킹같은 것을 보면, 그는 굉장히 고뇌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고독에 시달리면서도 만들고 있는 선배들이 많이 있어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니다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만들어 낸 크리에이터의 자세에서도 용기를 얻을 수 있군요.


저는 미술관 관람도 좋아합니다만, 화가는 특히 살아 있는 동안 아무런 평가도 받지 못하고 극빈 속에서 죽어간 사람도 많아요. 하지만 몇 세기 후에는 이렇게 미술관에 크게 전시돼 있기 때문에, 그것에 용기를 얻을 수도 있어요.


- 코지마 감독도 평가받지 못해서 우울해지나요?


그거야 당연하죠. 56살 아저씨가 애써 만든 걸 10대 아들이 형편없다고 말하기도 하니깐요(웃음). 하지만 애초에 작가성이란게 그렇게 간단하게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는 게 아니거든요. 이해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있지요. 자신과 같은 고생을 선인들도 겪었다고 생각하면, 또 조금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델 토로나 레픈도 같은 고독을 안고 있다고 말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같은 시선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코지마 감독은 항상 평생 현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 뿌리에 있는 동기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크리에이티브의 표현 욕구와는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하는 자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맙게도 전 세계에 팬분들이 계셔서 매일 메일이나 메시지가 와요. "당신 덕분에 힘이 났어요"라고요. 변호사도 의사도 아닌 고작 게임 크리에이터이지만, 그런 나라도 어디선가 다른 사람의 도움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라는 것이 지금은 그 기분이 최대의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 코지마 감독의 작품에서는 항상 "세계를 보다 좋게 만들고 싶다"라고 하는 강한 의지를 느낍니다.


음,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접했던 작품 크리에이터들도 분명 다 그랬을 거예요. 저의 경우는 게임을 통해서 사회나 세계가 좋아졌으면 하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도 작가성이라고 부른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출처 - livedoor NEWS